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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 매는 소리

미감님 2024. 3. 2.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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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매는 소리                 작자 미상(지은이 모름)

 

 

불같이도 더운 날에 뫼같이도 험한 밭을

한 골 매고 두 골 매고 삼세 골로 매고 나니

땅이라 내려다보니 먹물로 품은 듯하고

하늘이라 쳐다보니 별이 총총 나왔구나

행주치마 떨쳐입고 집이라고 돌아오니

시어머니 하신 말씀

아가 아가 며늘아가 무슨 일로 그렇게 늦게 했느냐

친정어머니 죽었다고 부고 왔다

(중략)

아이고 답답 울 엄마요 살아생전 못 본 얼굴

뒷세상에서나 보려 했더니

하마 행상길을 가는군요

서른둘 행상꾼아 잠시 조금 멈춰 주소

우리 엄마 얼굴 주검이나마 한번 봅시다

아이고 아이고 울 어머니

들은 체도 아니 하고 상두꾼 황천길로 가는구나

 

<해석>

 

불같이도 더운 날에 뫼같이도 험한 밭을
한 골 매고 두 골 매고 삼세 골로 매고 나니
땅이라 내려다보니 먹물로 품은 듯하고
하늘이라 쳐다보니 별이 총총 나왔구나
행주치마 떨쳐입고 집이라고 돌아오니
매우 더운 날에 아주 험한 밭을 맴. 다 매고 나니 땅은 이미 먹물처럼 어두워졌고 하늘은 이미 별이 떴음.낮부터 어두워지기까지 밭매기의 고통
*불같이, 뫼같이(산같이), 먹물을 품은 듯: 직유법상황을 비유적으로 표현하여 생생한 느낌 전달
시어머니 하신 말씀
아가 아가 며늘아가 무슨 일로 그렇게 늦게 했느냐
친정어머니 죽었다고 부고 왔다
시어머니의 타박과 친정어머니 부고 소식
(중략)
아이고 답답 울 엄마요 살아생전 못 본 얼굴 *아이고: 감탄사(영탄법), 화자의 한과 슬픔 표출
뒷세상에서나 보려 했더니
하마 행상길을 가는군요
돌아가신 어머니 얼굴이라도 보려고 했더니 벌써 상여를 나름. *하마:벌써
서른둘 행상꾼아 잠시 조금 멈춰 주소
우리 엄마 얼굴 주검이나마 한번 봅시다
상여꾼에게 어머니 얼굴을 보게 상여를 멈춰달라고 함.
아이고 아이고 울 어머니 화자의 울음  *아이고: 감탄사(영탄법)
들은 체도 아니 하고 상두꾼 황천길로 가는구나 들은 체도 안 하고 가는 매정한 상여꾼들
*황천길: 저승길

1. 갈래: 민요

2. 성격: 한탄적, 애상적

3. 운율: 4.4, 4음보

4. 주제: 고된 노동의 애환과 시집살이의 슬픔, 시집살이의 애환과 친정어머니 죽음에 대한 슬픔

5. 특징: 말을 건네는 방식으로 화자의 감정을 드러냄.

고된 노동의 상황을 비유법을 활용하여 생생하게 묘사함.

 

6. 해설

이 작품은 경상북도 영천시에서 불리는 민요로, 주로 여인들이 밭을 매면서 부른 서사 민요이다. 지역마다 가창 방식이나 곡조, 가사 등에 차이가 있다. 햇볕이 내리쬐는 날씨에 쪼그리고 앉은 자세로 종일토록 넓은 밭을 매는 일은 인내력을 필요로 하는 힘든 작업이다. 밭매는 소리는 지겹고 고된 밭일을 하면서 느낀 자연스러운 감정을 표출한 노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