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감상

연을 쫓는 아이 줄거리

미감님 2023. 8. 4.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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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을 쫓는 아이

할레드 호세이니

 

 

 

 

 

 

 

아미르와 하산의 이야기

 

-우정-

이야기는 현재에서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미르가 라힘 칸의 전화를 받고 과거를 회상하는 내용으로 전개된다.

주인공이자 소설의 서술자인 아미르는 파쉬툰인이고 수니파, 하산은 하자라인이고 시아파로 두 부족은 예전부터 갈등을 겪었다고 한다. 책에서 보면 파쉬툰인은 과거에 하자라인을 제압했고, 하자라인은 파쉬툰인에게 멸시를 받으면서 하인으로 살아간다.

하산의 아버지 알리는 아미르의 아버지인 바바의 하인이다. 아미르는 태어날 때 어머니가 죽었고, 다음 해 겨울에 하산의 어머니 사나우바르는 하산을 낳고 도망갔다. 사나우바르는 하자라인이고 시아파인데 외모가 매우 매력적이어서 남자들을 홀리는 여자로 묘사된다. 알리는 선천적으로 얼굴 근육이 마비되어 표정이 없고, 한쪽 다리가 소아마비로 절름거렸기 때문에 동네에서 놀림의 대상이었다. 반면 아내 사나우바르는 그와 대조적으로 외모가 매우 매력적이고 엉덩이를 씰룩대면서 걸으면 많은 남자들이 홀렸다고 한다. 그런 사나우바르가 알리한테 만족할 리가 없었을 것이다.

아미르와 하산은 같은 유모에게서 젖을 먹고 자랐고 친구처럼 자랐다. 아미르는 하산을 친구라는 말로 명명하기 싫었고 어디까지나 하인이었지만 마음속에서는 하산을 친구처럼 생각하고 하산과 함께 행복한 추억을 쌓았다. 하산은 아미르를 도련님이라고 부르면서 충성을 다하였다.

아버지 친구의 아들 아세프는 힘이 셌고 잔인하게 아이들을 괴롭히고 다녔다. 아세프는 하산 같은 하자라인을 멸시했다. 어느 날은 아세프 무리가 아미르와 하산에게 시비를 걸어 하산이 아세프에게 새총으로 위협하여 쫓아냈다.

 

 “맞아요, 아그하. 하지만 새총을 잡고 있는 건 나라는 사실을 아셔야죠. 아그하가 조금만 움직여도 이것이 아그하의 별명을 귀를 뜯어먹는 사람에서 애꾸눈으로 바꿔놓을 거예요. 이 돌이 왼쪽 눈을 겨냥하고 있으니까요.”

하산은 새총을 잘 쏘았다.

바바는 하인인 알리와 하산을 가족처럼 잘 대해줬으며 하산의 생일선물로 하산의 언청이 입술을 성형수술해주기도 했다. 아미르는 아버지를 존경하면서도 항상 아버지에게 인정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었고 아버지의 마음에 들게 하려고 애썼다.

매년, 카불에서는 연싸움 대회가 열렸다. 카불의 소년들은 연싸움 대회가 마치 전쟁에 나가는 것처럼 긴장되었고 흥분되고 설레는 경기였다. 아미르에게도 마찬가지였고, 아미르와 하산은 연 만드는 일에 몰두했지만 연을 만드는 솜씨가 좋지 않아, 바바는 아미르와 하산을 가게로 데려가 연을 사줬다. 그런데 하산에게도 항상 아미르와 똑같은 연을 사줬다. 아미르는 그런 아버지가 마음에 안 들었다. 아버지의의 사랑을 혼자서 독차지하고 싶었다.

연싸움 대회는 아프카니스탄에서 오래된 전통이다. 연싸움에서 연의 끈이 끊어지면 아이들은 끊어진 연을 쫓아 잡으려고 한다. 아이들이 가장 탐내는 전리품은 연싸움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두 개의 연을 쫓아 확보하는 것이다. 하산은 연을 쫓는 아이들 중 가장 뛰어났다. 마치 나침판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끈이 떨어진 연이 어디로 향할지 방향을 잘 알고 낙하지점에 벌써 가 기다리고 있었다.

 

-배신-

1975년 겨울, 하산이 마지막 연을 쫓은 해였다. 아미르는 그해 연싸움에서 꼭 우승을 하여 바바에게 인정을 받고 싶었다. 연싸움이 시작되었고 아미르의 연은 마지막까지 살아남았고 결국 우승했다. 하산은 아미르와 대결했던 연을 쫓아가 그 전리품을 하산에게 가져다 주어 아미르가 완벽한 승리자의 기쁨을 누리게 하고 싶었다. 하산은 아미르에게 말했다.

 

 “알아요. 나중에 축하해줄게요. 지금은 도련님을 위해 저 푸른색 연을 잡으러 가겠어요.”
“도련님을 위해서라면 천 번이라도!”

하산은 연을 쫓다가 아세프 무리를 만나게 되고 연을 가져가는 조건으로 아세프에게 강간을 당한다. 아미르는 골목 뒤에서 모든 것을 지켜보지만 하산을 구해주지 못한다. 아미르는 용기가 없었던 것이고 겁쟁이였던 것이다. 그후 아미르는 친구같고 가족처럼 대했던 하산을 어려움에서 구해주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배신했다는 자책감으로 그후로 하산을 똑바로 대하지 못한다. 차라리 하산이 자신에게 화를 내고 원망하기를 바랐다. 하지만 하산은 도련님을 위해 자신의 할 일을 했고 자신에게 닥쳐왔던 어려움을 아무 일이 없었던 것처럼 일상생활을 한다.

아미르는 도련님을 위해서라면 천 번이라도의 말과 하산이 능욕을 당했던 날 입었던 벗겨진 골덴 바지가 떠올라 매일매일이 괴롭다.

결국 자신의 자책감을 덜고자 하산이 자신의 시계를 훔쳤다고 바바에게 거짓말을 하여 하산을 내쫓으려고 한다. 하산은 아미르가 왜 거짓말을 하는지 알기에 자신이 시계를 훔쳤다고 한다. 바바는 하산을 용서해 준다고 했지만 알리는 아미르의 마음과 의도를 알기에 하산과 함께 집을 나간다.

그때 아미르는 자신이 존경했던 남자라고 하는, 바바의 눈물을 처음으로 보았다.

아미르는 자신이 도둑임을 깨닫는다. 자신의 죄책감을 덜고자 아버지에게서 아버지가 사랑했던 알리와 하산을 뺏은 것이다. 아버지와 알리의 오랜 세월 함께했던 삶과 추억을 뺏은 것이다.

 

소련의 침공으로 바바와 하산은 카불을 떠나 미국으로 가게 된다. 하산은 미국에서 만난 타헤리 장군의 딸 소라야와 결혼을 한다. 소라야는 지난날 어떤 남자와 도망 가서 몇 개월 동거했던 사실을 아미르에게 털어놓는다. 아미르는 소라야의 과거사를 듣고서 소라야가 자신보다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소라야는 과거의 잘못을 털어놓고 용서를 구했지만, 자신은 과거 하산에 대한 자신의 잘못을 마음속에 간직한 채 아직까지 죄책감으로 살고 있는 것이다. 결혼 후 얼마 있어 바바는 암으로 죽었다.

 

-속죄-

파키스탄에서 라임 칸에게 전화가 왔다. 라임 칸이 많이 아프다고 했다. 라임 칸은 지난 날 아미르와 하산의 일을 다 알고 있었다.

 

“오거라 다시 착해질 수 있는 길이 있어.”

라임 칸의 전화를 받던 날 꿈에 하산이 눈 속을 달리는 모습, “도련님을 위해서라면 천 번이라도!”의 말이 생생하게 꿈에서 들린다.

아미르는 페샤와르에 사는 라임 칸을 찾아갔고 많은 이야기를 듣는다. 카불에서 바바가 살던 옛집에서 라힘 칸과 하산, 하산의 아내와 아들 소랍과 같이 살았던 일, 하산은 겨울이 되면 소랍과 함께 연을 쫓던 일, 소랍은 새총을 매우 잘 쏘았다는 것, 그리고 하산과 하산의 아내는 탈레반에게 총살당하고 소랍은 어느 고아원에 맡겨졌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충격적인 것은 하산이 아미르의 이복 동생이라는 사실이었다. 알리는 아이를 가질 수 없었고 사나우바르가 낳은 하산은 바바의 아들이었던 것이다. 그랬었구나. 바바는 그래서 알리와 하산에게 그렇게 집착했었고 아미르에게 온전한 사랑을 주지 못했던 것이다. 아미르는 바바가 알리와 하산에게 주었던 사랑과, 오랜 세월 동안 남들 모르게 혼자 끙끙 앓았던 바바의 고통의 무게를 헤아렸다. 자신이 그렇게 존경했던 바바도 결국은 자신처럼 속죄하지 못하고 죄책감으로 삶을 무게를 짊어지고 살았던 것이다. 아미르는 아버지는 최악의 도둑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나한테서는 형제가 있다는 걸 알 권리를 빼앗았다. 그리고 하산에게서는 그의 신분을 빼앗았고, 알리에게서는 명예를 빼앗았다. 자기만 좋자고 말이다.’

라임 칸은 아미르에게 조카 소랍을 데려오라고 하였다. 아미르는 카불로 가는 것이 두려웠고 싫었지만 자신이 이 운명의 굴레에 발을 들여놓았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나로 하여금 나의 모든 삶이 거짓말과 배반과 비밀의 순환이었ᅌᅳᆷ을 깨닫게 만들었다.’

다시 착해질 수 있는 길이 있어.” 라힘 칸의 말을 새기며, 순환에 마침표를 찍을 길에 이미 올라탄 것이다.

아미르는 소랍을 찾기 위해 카불에 있는 고아원에 갔지만 소랍은 탈레반인이이미 데려간 뒤였다. 아미르는그 탈레반인을 찾아 그의 거처로 갔는데 그 탈레반인은 아세트였던 것이다. 아세트는 쇠장갑을 끼고 아미르를 죽기 직전까지 때렸고, 그것을 지켜보던 소랍은 새총으로 아세트의 눈을 쏘았다. 과거 소랍의 아버지가 아세트를 새총으로 위협한 것처럼.

하지만 막상 쏘지는 못했지만 그의 아들 소랍이 그 임무를 끝낸 것이다. 아세트는 하산의 아들에 의해 결국 새총으로 응징을 당한 것이다. 아세트는 애꾸눈이 되었다. 아미르는 소랍을 미국으로 데려가려고 하였으나 법적으로 입양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소랍은 다시 고아원에 가야한다는 끔찍한 생각에 호텔 욕실에서 자해를 하였고 소랍은 그후로 삶의 의미를 잃었고 웃음을 잃었다. 소랍은 차라리 자신이 죽었더라면 엄마, 아빠를 만날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했다.

소라야의 도움으로 소랍을 미국으로 데려올 수 있었고 하산과 소라야는 소랍에게 사랑과 정성을 쏟았지만 소랍은 마음의 문을 열지 않았다. 소랍의 침체된 분위기는 온 집안을 침울하게 만들었다. 어느 날 행사에 가서 아미르는 추억을 떠올리며 연날리기를 했다. 아미르는 연날리는 실력이 아직 그대로였다. 아미르는 소랍에게 연줄을 잡아보라고 하였다. 아미르는 소랍의 얼굴에서 미소를 아주 잠깐 보았다.

‘미소. 한쪽으로 처진. 없는 듯한. 그러난 분명히 있는’,
‘나는 눈을 깜빡였다. 미소는 이제 사라지고 없었다. 하지만 미소는 분명히 거기에 있었다.
나는 그걸 내 눈으로 보았다.
“저 연을 잡아다줄까?”
그가 침을 삼켰다.그의 후골이 오르락내리락 했다. 바람이 그의 머리칼을 나풀거렸다.
그가 고개를 끄덕이는 것 같았다.
“너를 위해서라면 천 번이라도.” 내 입에서 그런 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리고 나는 돌아서서 달려갔다.’

 

 

‘연을 쫓는 아이’는 처음에는 하산이었다.  “도련님을 위해서라면 천 번이라도” 말한 하산이다.

가족 같은 주인- 도련님- 추억과 우정을 쌓은 아미르를 위해 천 번이라도 연을 쫓기 위해 달리는 아이-하산

그런데 작품의 마지막 부분에서 '연을 쫓는 아이'는 아미르다.

하산에 대한 죄책감으로 사는 내내 그 무게를 견디며 주눅 들어 살던 아미르가 하산의 아들 소랍을 위해 연을 쫓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하산에게 속죄를 하는 것이다. 진작했어야 하는 속죄...

 

아, 인물의 심리를 이렇게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는 작가의 능력에 찬탄을 보낸다.

“너를 위해서라면 천 번이라도”

얼마나 아름다운 말인가? 가슴이 찡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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